광고 대신 설렘으로 설계한 브랜드 경험, <하트로드 321km>로 보여준 기아(Kia)의 브랜디드 콘텐츠 전략
지난 9월, 기아(KIA)는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로드트립 소개팅 웹예능 <하트로드 321km>를 선보였다. 해당 콘텐츠는 처음 만난 남녀가 기아의 EV5를 타고 321km를 주행하는 여행을 통해 가까워지는 소개팅 과정을 담았다. 소개팅은 일정 거리에 도달할 때마다 서로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제공되며, 주어진 321km를 모두 소진하면 즉시 소개팅이 종료되는 규칙 아래 진행된다.
연애 예능은 더 이상 새로운 포맷이 아니지만, <하트로드 321km>는 자동차를 중심 소재로 삼아 차별점을 두었다. 소개팅의 제한을 시간이 아닌 주행 거리로 정하고, 전기차의 ‘1회 충전 주행 거리’라는 기술적 개념을 두 사람에게 추가 충전 없이 서로를 알아가는 제한 시간으로 재해석해 브랜디드 콘텐츠만의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 것이다. 또한, 외부의 방해 없이 나란히 앉은 차 안이라는 공간은 출연자는 물론 시청자에게도 연애 예능 특유의 몰입감과 설렘을 한층 높여줬다. EV5의 특장점도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출연자의 버킷리스트였던 ‘야경 보면서 트렁크에서 라면 먹기’를 실현하기 위해 2열 시트를 완전히 평평하게 접는 장면은 EV5의 풀플랫(Full-Flat) 폴딩 기능을 시청자에게 각인시켰다.
이처럼 기아는 자사 차량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콘텐츠를 통해 잠재 고객들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기아의 또 다른 예능 <캬캬 야유회>에서는 에피소드마다 다른 차종들이 출연자들의 이동과 놀이에 쓰이며 눈도장을 찍고 있다. 기아 측 설명에 따르면, 이 역시 차량의 성능을 앞세워 설명하기보다 차와 함께하는 일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데 방점을 두었다.
기아가 이런 방식을 택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기아 측은 청년 세대의 콘텐츠 소비 방식이 다양해졌다는 점을 짚으며,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콘텐츠로 기아를 자연스럽게 경험할 기회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콘텐츠는 구체적인 서사와 맥락, 그 안에서 간접적으로 느끼는 감정을 통해 시청자를 더 깊이 몰입시킨다. 제품을 직접 알리는 광고보다 시청자를 구매 고려 단계로 자연스럽게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전략이다. 그러나 과도한 노출과 불필요한 설명은 오히려 몰입을 해치는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 결국 브랜디드 콘텐츠의 성패는 제품을 얼마나 많이 보여주느냐가 아니라, 제품이 빛나는 순간을 이야기 속에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